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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알수록 빨리, 준비할수록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어느새 우리는 통일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통일 교육은 통일 사회를 밝고 희망차게 만드는 디딤돌입니다.

한 새터민여대생이 말하는, "남한생활이야기"
김희선 2009.09.17 2248


지난 9월 10일, 한 낮에도 덥지 않고 하늘이 드높게 맑은 날이다.

언제 이렇게 선선해졌지? 싶을 만큼 계절은 모습을 바꾸며 나에게 시간의 흐름을 일깨워준다. 오후 2시, 서울정토회관 2층 강당에서 ‘한 새터민 여대생이 남한에서 겪은 생활’을 이야기하는 강좌가 있다고 한다. 여대생이 우리에게 할 말이 있을까? 싶지만 늘 새터민은 나의 경험과는 달라서 예기치 않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요즘 나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 평화롭게 살아가기가 일종의 숙제로 안고 있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를 먼저 해보고 있는 중이다.


강사로 온 김영수(가명, 신분 안전 문제로 실명을 안쓴다)씨는 편안한 친구에게 이야기를 건네듯, 수다떨 듯 그러나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전혀 긴장감없이 다가오는 그의 목소리는 오히려 대중을 사로잡는 듯 보였다. 남한에 와서 같은 언어를 쓰고는 있지만, 이미 외래어가 넘쳐나는 일상에서 여기 또래들과 소통하는데 그야말로 안간힘을 다해야 하는 현실이 절절히 다가온다.


“이 무슨 시추에이션?”을 “이 무슨 시물레이션?”으로 잘못 얘기한 적도 있고, “임창정이 코미디배우 아냐?”하면 “니 정말 아무래도 이상하다?”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때면 안보던 TV프로를 보면서 감을 익히려고 했다고 한다. 그의 일화 하나하나를 들을 때마다 저 밑바닥에서 마음이 울컥거리는 걸 느낀다.

누군가 아무 생각없이 “왜 넘어왔어?”라고 물을 때, 무어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으면 “왜 넘어왔냐고?” 재차 끈질기게 묻는 사람들앞에서 참 힘들었다고도 한다. 나는 ‘아, 일상속에서 새터민들이 수도없이 이런 일들을 겪겠구나, 그리고 상처받겠구나..’ 싶었다.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그들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북한에서 넘어왔다는 사실을 티내지 않으려고 온갖 애를 쓰는 이유가 짐작되는 순간이다. 물론 묻는 사람이 몰라서 그랬다고는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은 너무나 아플 것이다.


그래도 이제 겨우 20대 중반인 강사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다. “통일이 되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금은 남한 아이들에게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강의를 하고 있다. 이후 통일이 되면 북한에 가서 남한을 이해하지 못하는 북한 아이들에게 남한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참 구체적이고 뚜렷한 삶의 비젼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다. 처음에 안쓰러움에 눈물날뻔한 감정이 사라지고 당당한 그 앞에서 웬지 부끄러워진다. 존경스럽다.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술술 풀려나오는 그의 얘기에 한없이 빠져들었던 시간, 또 하나의 희망을 본 듯 마음이 뿌듯해온다. 그리고 문득, ‘우리, 함께 가요’ 그에게 손내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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