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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우리네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봅니다.
두 발을 뿌리내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북한 동포들, 이땅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선열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두고두고 함께 가꾸고자 다짐합니다.

하나원 역사기행을 함께 하며
성현미 2007.04.14 3250


아침에 싹 일어났습니다.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한참을 꼼지락거리며 일어나는 게 보통인데. 싸악~을 지나쳐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5시 아침을 맞았습니다. 수행을 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정토회에 도착해 오늘 자원봉사 하시는 분과 정답게 수다를 떨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오신 두 분을 포함, 모두 8분이 그렇게 안성 하나원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차안에서 봉사자용 조끼도 받고 주의, 안내사항도 들었습니다. 제 이름표에 새겨진 남한역사기행이란 글귀를 보는데 남한이란 표현이 참 어색하더라구요. 송수신기를 두 대나 양쪽 귀에 꼽고.. 보디가드들이 이런 장비를 하고 뛰어다닌다니..세상에 존경스러워라. 농담도 하면서 마음이 설레기도 했습니다. 사진 찍어드리는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면서.

하나원이 어떤 곳이고 처음 뵙는 북한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궁금했습니다. 도착해서 하나원 관계자분과 잠깐 만났는데...이런...의견대립이 있는 겁니다. 자원봉사자의 수를 줄여달라는 요구였는데 그것보단 뭔가 불편하고 우리들을 못마땅해 한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우리 쪽은 또 우리의 변을 설명 드리고. 뭔가 자세한 일의 진행과정은 모르지만 좋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이런 장애도 있구나 싶은 마음에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조금 긴장하며 버스에 올랐습니다. 미리 기다리고 계시던 새터민 여러분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들 표정이 밝지 않았을 거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 듭니다. 여자분들이 대다수였는데. 참 남남북녀라는 말이 맞구나...싶을 정도로 다들 고운 분들이셨습니다. 우리를 조심스럽게 응시하셨던 거 같아요. 약간 긴장감도 들었답니다.
가는 동안 미리 준비한 트로트 음악을 틀어드렸는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뒷 분의 음색이 어찌나 가볍던지 저까지 기분이 점점 좋아지더라구요.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수신기를 나눠드리고 작동이 안되거나 주파수를 조정하거나 밧데리를 잘못 끼운 분들을 도와드리며 벌써 제 마음이 환해져 있었습니다. 봉사가 가장 높은 수행이라고 보수법사님이 그러셨는데 봉사를 하면서 제 자신이 잘 쓰이는 게 참 좋았나 봅니다.

독립기념관에 도착해 전부 모인 자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눴지요. 사진찍는 분이라고 잘 보여야 할 거라고 소개해 주시는데 제 느낌이었을까요. 눈빛들이 더 반짝이며 쳐다봐 주시는 거 같더라구요.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설명이 시작되면서 이동을 하는데 갑자기 많은 분들이 반대방향 화장실로 가시는 겁니다. 앞쪽은 이동을 하고...이를 어쩌나. 은근 걱정이 되는 겁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인원이 흩어지는 모습에 혼자 막 분별도 일어나고. 그러다 생각해보니 일을 나눠주시고 설명들을 때 그런 주의사항은 없더군요. 가볍게 늦게 오시는 분들에게 방향을 안내해드리고 물어보시는 거 있음 아는 한도에서 대답해드렸습니다.
한 분이 기마상을 보시며 “진짜 사람이지요?” 하시는데 잠시 웃을 뻔 했습니다. “인형인데요.” “힘줄이 불끈 있는데...” 하시는데. 우리랑 다르구나 조금 와 닿았습니다. 인형이나 모형으로 제작해놓은 것들에 관심을 많이 보이셨던 거 같아요.
같이 설명을 같이 듣다보니 제가 어느새 참가자가 되어있더군요. 깊은 역사적 지식이 담겨 있는 설명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그곳 기념관에서 자원봉사하시는 분이 우리 자원봉사 하시는 분께 그러셨다네요. 자기들도 외워서 하는 것이 전부고 모르면 읽어주고 그런다며. 설명해주시는 게 자기들보다 낫다고. 그럼 그렇지. 괜히 제가 으쓱

드디어 관람이 끝나고 사진촬영. 달려들며 어찌나 간절하게 한 장만 찍어달라고 여기저기서 요구하시는지. 정말 줄을 서시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나중에 같이 사진을 찍어준 다른 분과 그랬습니다. 누가 간절히 이렇게 나를 원한 적이 없었다며. 나름 뿌듯했답니다. 하지만 이동속도에 맞추고 진행하시는 분들의 보조에 맞추어야 하는데 중간 입장에서 참 난처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만 찍으려고 해도 자꾸 찍어달라는 분들이 계시고. 한 번도 못찍었다고 울쌍인 분도 계시면...어찌나 마음이 안좋은지. 최대한 찍어 드릴려고 했습니다. 그분들에게는 한 장 한 장이 의미 있고 소중한 사진일 텐데. 각도, 뒷 배경, 인물의 크기도 신경써가며 찍었습니다. 하지만 또 빨리 속도를 내며 찍어야 하고...에효. 나중엔 하나 둘 셋 할 시간도 안되더라구요.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왔는데 나머지 두 대가 보이질 않는 겁니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던가 봅니다. 조금 일정이 늦어지는 그 시간 동안 한 교육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20대 중후반쯤이나 되었을까. 식당 앞에 가져다놓은 고가구를 보며 이곳에도 저런 물건이 비싸냐고. 자기 할머니 집에 저런 가구를 가지고 있었다고. 예전에 모르고 집에 있던 많은 귀한 벼루며 물건들을 다 팔았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잠깐이지만 중국 일본, 독일이 등장하는 경제 마인드가 어찌나 놀랍던지. 분명하고 소신있는 강단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통일 후 이런 멋있는 여성들이 우리 동생과 라이벌(?)이 되고 내 라이벌이 될 수 있다 생각하니 조금 걱정(?)도 되더라구요. 자신이 바르게 살아 가족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 분의 환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다음 코스는 수원 화성. 저희 집 근처이기도 했지만 설명을 들으며 나도 모르는 역사와 건축의 비밀을 듣고 참 놀랐습니다. 여전히 뒤에서 처지는 분들을 보면 좀 서둘러 줬음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입으로 소리 내 이동합니다. 조금만 서둘러 주세요...하고나니 제 마음이 좀 더 편해지는 것도 느꼈습니다. 점점 더 웃으며 봄놀이하러 동네언니들하고 같이 나온 느낌으로 화성의 이쁜 봄을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교육 마지막 역사기행 때는 많이 풀어지는 모습이라시는데 이번 교육생들은 그렇지 않으시다는데. 아하...그렇구나 아이고 고마워라...하는 맘이 절로 났습니다.
풋풋한 봄처럼 그 이쁜 자연이 제가 찍어드린 그분들의 사진 속에 잘 담기기를 바라봅니다. 분명 우리는 모두 하나임을 경험해 본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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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기 하나원 남한역사기행을 다녀와서 ( 한숙/서울 )
6월 15일 부여역사기행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