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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우리네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봅니다.
두 발을 뿌리내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북한 동포들, 이땅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선열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두고두고 함께 가꾸고자 다짐합니다.

DMZ을 찾아서
좋은벗들 서울/홍명희 2015.02.02 2099


  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아침, 서초동 서울집 앞. 좀 일찍 갔는데도 벌써 북적북적했다. 추운데 더 일찍 나오셔서 준비하셨을 진행자분들이 대단하고 감사했다. 버스가 출발하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고석정에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땅굴 가는 길엔 잘 수 없었다. 현무암이 철원에도 있는 이유, 저수지가 물 반, 고기 반이어서 생긴 재밌는 이야기들, 지뢰에 대한 진실, 게다가 두루미에 대해서도 알려주셨고 중간 중간 두루미 가족들도 만났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엔 새들만 보러 왔었는데, 오늘도 근현대사만 배울 줄 알았는데, 철원 땅의 역사부터 철원 사람들과 다른 생명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니 나무 하나하나도 진하게 느껴졌다.

  땅굴 들어가기 전, 해설자께서 우리들의 호기심과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셨다. 수신기로 우리만 듣는 설명 중 에는 지금까지 국가가 알리려고 했던 것과 사실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잘 살펴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땅굴 안은 왼쪽에 크고 작은 여러 관들이 있었고, 천장에선 물방울이 떨어지고, 오른쪽엔 작은 물길이 우릴 따라 흐르고 있었다. 군데군데 흰색 동그라미들이 내 눈을 잡아끌었다. 남쪽으로 구멍 난 부분들이었다. 축축한 바닥 보랴, 울퉁불퉁한 천장을 보랴 눈이 바빴다. 귀도 머릿속도 계속 바빴다.

  1킬로미터 넘게 구부정하게 열심히 가다보니 넓은 장소가 나왔다. 그곳에 서서 들어오며 보았던 여러 관, 물길, 벽에 있던 흰색동그라미들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철원군 농촌해설사분의 안보적 관점의 해설과 전혀 다른 관점에서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농촌해설사분을 당황케 하는 질문들 이후 되돌아 나왔다. 그 분은 우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밖으로 나와 다시 우리만의 시간. 추운지도 모르고 들을 만큼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뜨~아!! 누가 이런 반전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적절한 강의 배치! 역시 탁월한 해설이다. 언젠가 이 이야기도 영화로 나올 것 같다.

  월정리역은 남방한계선 바로 앞에 있었다. 103세나 되는 철도의 나이를 증명하는 ‘1911'숫자를 찾아보았고, 많은 설명을 해주셨지만 폭격의 흔적이 너무 참혹해서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평화전망대에서는 뜻밖에 궁예의 성을 만났다. 그리고 멀리 북한의 아름다운 산세를 보았다. 지형에 따른 전쟁 이야기도 들었으나 죄송하게도 풍경이 더 마음에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에 살고 있음이 문득 감사해졌다. DMZ의 겨울. 모든 것을 다 잊고 풍경을 바라보게 될 만큼 평화로웠다. 파노라마 사진으로 꼭 갖고 싶다. 종종 보러 오고 통일의 그 날이 오면 여기 살고 싶다.

 백마고지는 딱 봐도 산이 이상했다. 어그러지고 흘러내린 것 같이 생겼다. 열흘간 주인이 24번이나 바뀔 만큼 치열하게 싸우고, 몇 만 명이나 죽게 하고, 27만발의 포격이 있었다니 전쟁이 뭔지, 영토가 뭔지, 무얼 위해 그러는지, 영웅은 영웅인건지 혼란스러웠다. 마무리로 다 같이 그 때 돌아가신 많은 분들을 위해 기도드렸다. 왠지 모르게 스스로도 위로가 되었다.

노동당사. 동북아 역사기행 때 되새길 수 있었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라 제일 기대하고 온 곳이다. 역시 안내문에 쓰인 내용과 아주 다른 설명을 듣게 되었다. 이제는 스산해진 건물과 입구 계단의 탱크자국과 함께, 의젓하게 부모님을 기다리는 서너 명의 꼬마들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 의미 있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둘러서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불렀다. 북한의 땅이 보이는 곳에서 부르니 울컥했다. 역시 오길 참 잘했다. 주말에 시간 빼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내가 다녀왔다는 게 참 고맙다. 그리고 우리 반 학생들과 철원에 아직 안 왔었다는 것도 고맙다. 중간 중간 두룩두룩 하던 두루미도 반갑고 고맙다. 끝으로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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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한 남한산성에서 역사를 보다
군산 지역 근대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정읍역사기행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