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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우리네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봅니다.
두 발을 뿌리내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북한 동포들, 이땅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선열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두고두고 함께 가꾸고자 다짐합니다.

천정 없는 박물관, 강화도로 떠나는 가을 역사 기행
부천 좋은벗들 /김도연 2015.01.31 1917


  2014년 10월 3일, 참가자 청년 54명은 강화도 일대를 돌며 역사기행을 시작했습니다.

아침 9시경,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강화평화전망대입니다. 3층 전망대로 올라가니 강 건너로 북한 땅이 보였습니다. 민가가 보였지만 우리가 본 것은 전시용 집이라고 합니다. 1층으로 나오니 저 멀리 송악산, 예성강, 고려의 무역항이었던 벽란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하니 운이 좋았습니다. 오늘 해설안내를 해주시는 평화재단 이승용 국장님께서도 처음으로 보았다며 즐거워하셨습니다. 건물을 빠져나와 제적봉비와 연성대첩비 앞에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아직도 건널 수 없는 국경선을 바라보며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을 자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0시 30분경 기행단은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강화도 역사 전체를 둘러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층에는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오늘이 개천절이라 의미가 더 새로웠습니다.

강화도는 고려청자와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합니다. 나라가 외침을 당하던 시절에 아이러니하게도 찬란한 문화가 꽃피었다는 게 놀랍습니다. 청년들은 박물관 바닥에 둘러 모여 앉아, 이승용 국장님께서 전해주시는 팔만대장경 제작과정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부처의 힘으로 몽고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팔만대장경, 그 제작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고 가치가 크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한편 그것을 만들기 위해 고생했을 고려인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11시 30분에 박물관 옆에 있는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을 보러 갔습니다. 고인돌은 세계에 40만개가 있는데 그 중에 5~6만개가 우리나라에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고인돌의 나라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부근리 고인돌은 뚜껑돌의 무게가 80톤인데요, 이 상석을 나르기 위해서는 성인 남성 500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5인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대략 2500명이 거주했다고 추정할 수 있으니 당시 한반도가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자긍심이 느껴졌습니다.

12시30분에 광성보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고 간단한 OX퀴즈와 장기자랑을 하며 잠깐의 휴식을 보냈습니다.

1시 30분부터 광성보를 둘러보았습니다. 광성보 입구에서 조선시대 강화도의 아픈 역사를 들었습니다. 국제 정세를 제대로 못 읽음으로써 병자호란을 자초하고, 임금이 오랑캐에게 머리를 땅에 부딪치며 세 번 절하는 유례없는 굴욕을 겪게 된 이야기까지. 청명한 날씨와 다르게 씁쓸함이 묻어났습니다. 기행단은 다시 광성보 내의 광성돈대, 용두돈대를 차례로 돌며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거쳐낸 조선 후기 방어유적을 살폈습니다. 국장님은 쌍충비 앞에서 발길을 잠시 멈추고 신미양요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신미양요는 제너럴 셔먼호 사건을 빌미로 조선을 개항시키려 무력 침략한 사건인데, 이 전투에서 미군은 전사자가 3명이었던 반면 조선은 전사자가 350명일 정도로,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참담한 전투였다고 합니다. 당시 끝까지 싸운 어재연, 어재순 형제를 기리며 쌓은 것이 쌍충비입니다. 돈대를 돌며 눈을 감고 외벽에 손을 대니 당시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의 처절한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 뭉클해졌습니다.

오후 3시경 정족산성에 도착하였습니다. 단군의 세 아들이 성을 쌓았다 하여 삼랑성이라 하며 일명 정족산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산성 내에는 전등사와 실록을 보관하던 정족산 사고가 있습니다. 절이 참 예쁘게 생긴 전등사 대웅전 앞에서, 나녀상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웅전 지붕 네 귀퉁이에는 지붕을 이고 있는 나체의 여성이 목각되어 있었습니다. 대웅전을 짓기 위해 온 목수가 인근 주막의 주모와 사랑에 빠졌는데, 주모가 없어져서 이에 대한 배신감과 복수심을 나체의 여성상을 목각하여 무거운 지붕을 이고 있는 형상의 나녀상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했습니다.

15시 50분경 미술전이 열리고 있는 정족산 사고를 잠시 둘러보고, 전등사 뒤쪽으로 난 북문으로 나가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날씨가 선선하고 시원했으며, 산 아래 강화도가 한눈에 보이고,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녘을 보며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16시경 청년들은 둘레길 공터에 둘러 앉아 이승용님의 마무리 강의를 들으며, 소감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갖고, 하루 동안의 역사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만 오면 분단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곳, 강화도. 왜 우리가 북한을 500원짜리 동전을 통해서 봐야 하는지, 왜 전시용 집을 보아야 하는지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청년들은 오늘 기행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자각하고, 우리시대의 과제가 무엇인지 깨닫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어떤 시대적 과오와 아픔을 겪게 되는지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청년들은 오늘의 역사기행을 통해 역사학습이 왜 필요한지, 통일이 왜 시대적 과제인지를 깨닫는 알찬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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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벗들에서 역사기행에 초대합니다
안개 자욱한 남한산성에서 역사를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