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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이웃인 남과북이 먼저 평화로워야 합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남과 북의 아픔과 경험을 나누며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때, 그 과정이 바로 참 통일입니다. 남북한동포 ‘좋은이웃되기’는 좋은벗들에서 추진하는 북한동포 생활정착 지원사업이자, 남북한동포가 함께 일구는 생활 속 통일운동입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로운 통일을 염원하는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마음으로 쓴 편지] 고마운 <좋은벗들>께
이혜영 2015.05.22 2112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마음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감동인가 봅니다. 저와 저의 딸이 한국 땅에 정착한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 갑니다. 절차적인 입국과정을 거쳐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수료하여 사회에 나선지도 2년 가까이 된 지금 제가 펜을 들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소박하면서도 어쩌면 벅차게 느껴지는 감동 때문입니다.

  추운 12월의 겨울밤 정부에서 배정 받은 임대아파트의 출입문 키를 열고 들어설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을 두 번째 맞이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 날의 차가운 냉기가 뿜어 나오던 느낌과는 달리 오늘 집안의 온기는 다릅니다. 정말 책에서 읽었듯이 낯설고 물설은 이 땅에서 우리 모녀가 살아가야 할 인생길은 막막한 바다 위에 돛단 쪽배마냥 토막토막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몸이 오싹할 정도로 숨막혀 온기를 느끼지 못했던가 봅니다. 어쩌면 그때는 자유를 찾아 평온을 찾아 이곳에 온 것이 오답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것은 단지 그 때의 생각이었을 뿐 지금까지 저희 모녀에게는 글로 써도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답고 뜨겁고 다심한 친정과도 같은 분들이 더울세라, 추울세라, 아플세라, 외로울세라 끊임없이 찾아주시는 <좋은벗들>이 있습니다. 혼자 받기엔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한 것이어서 저의 마음을 글에 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오해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오히려 행복 되었습니다. 오해라는 것은 혹시 무슨 이해관계로 나를 찾아주는 것이 아닐까하는 개인의 속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차갑게 내쏘는 나의 인상도 너그럽게 받아주시고 챙겨주시는 그 마음들에 나는 감동을 받았고 결국은 펜을 들어 글 줄을 담아 내 마음 속에 느끼고 있는 <좋은벗들>에 대한 고마움을 나눠볼까 합니다.

     

  아마도 저에게 고마움이란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 저를 키워주신 아버지, 다른 하나는 독재정치 지배되었던 북한의 강요적인 수령에 대한 고마움이었습니다. 하지만 낳아주신 어머니도 키워주신 아버지도, 심지어 내가 낳은 딸마저도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비록 태어난 곳이라고는 하지만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그 땅을 떠나 타국에서 십여 년을 떠돌던 끝에 결국 발이 닿은 곳이 이 땅입니다.

  같은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죄 짓고 다니는 사람마냥 주눅이 들었었고 괜한 눈치와 모멸감이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주변에 이웃과 친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차가워진 마음과 스스로 묶어 놓은 삶의 구석구석을 불돌처럼 끊임없이 녹여주시고 마디 마디 엉겨진 매듭들을 하나 하나 풀어주면서 챙겨주시는 분들이 바로 <좋은벗들> 입니다. 과거에 상관없이 종교에 상관 없이 개인의 이웃에 관계없이 애써주시는 그 분들에 대한 고마움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어서 써내려가는 펜보다 마음이 격동으로 하여 앞서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분들의 성함도 다 모르는데 아직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항상 만나면 따뜻하게 마주잡고 웃음의 눈길로 맞아주어서 마음의 언 산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친밀감을 느끼곤 합니다.

  속의 맘을 잘 터놓지 못하는 것을 헤아려 제 딸과 같이 미술로써 심리상담하는 자리도 마련해주시고 제 딸이 중국에서 태어난 것으로 인해 한국에 잘 적응하도록 개별적으로 대학생이 가정방문하여 교육지도 해주시고 경제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세심히 챙겨주십니다.

     

  어찌 보면 배고픔을 달래려고 중국 땅에 가서 밥은 먹을 수 있었어도 항상 숨어 살아야 했고, 그나마 강제북송으로 감옥살이에 지쳐 참아내지 못하고 열병에 걸려 죽음 끝에 살아나 파리 목숨 같은 운명을 다시 한 번 악전고투하여 두만강을 넘은 것이 오늘날의 행운이 된 것 같습니다. 이 땅에서 좋은벗들을 만나게 된 것이 나의 사랑이요, 행복입니다. 가끔씩 저희 모녀가 느끼는 이 행복을 되새겨볼 때면 그냥 감사하다는 말 뿐, 내가 뭘 해드리지 못하는 게 죄스러울 뿐입니다.

  그냥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 개인을 위해 열심히 살고자 하는 것뿐인데 그 열심히 사는 게 오히려 고맙다고 찾아와서 응원해 주시고 매번 진행되는 행사마다 초빙해주시고, 친정식구들 마냥 퇴근길 중간에도 들러 가시고 생일날도 찾아 주시고 겨울에는 김치까지 일일이 챙겨주시며 마음 써주시는 이 분들이 있어 우리 모녀는 항상 밝은 마음으로 새날을 맞고 즐거운 마음으로 잠들곤 합니다. 오랫동안 나에게 있어보지 못한 밝은 모습들을 나 자신도 하나하나 느끼고 있답니다.

  좋은벗들과 우리 탈북민들이 서로 교류를 해간다면 정말 감동이 되어 하나가 백을 이루고 백이 천을, 천이 만을 이루어 우리의 염원대로 통일의 대가정을 성취하는 한 마음, 한 뜻이 될 것입니다. 우리 겨레 함께 모여 살 그날이 하루 빨리 앞당겨지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며 그 날을 생각하노라니 지금도 탈북민들이 윗동네에 두고 온 처자로 하여 먹고 써도 항상 마음아플 것이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제가 지금 감사히 아뢰는 이 글 줄은 다름이 아니고 소감이 있으신 분들 주저하지 마시고 용기를 내어 좋은벗과 소통하시면 어둠의 구석 구석 희망의 등대마냥 챙겨주시고 차가운 마음을 불돌마냥 따스히 녹여주는 온기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에 벽돌 한 장, 돈 천원 보태준 것 없이, 찾아왔을 뿐인데 오히려 반갑게 받아주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정부에 대한 감사함도 차고 넘치지만 좋은벗들과 함께라면 나는 물론 우리 탈북민 모두의 마음속에 마를 줄 모르는 같이, 꺼질 줄 모르는 등불 같이 지칠 줄 모르는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바랍니다.

  마음의 장벽을 터뜨려 주시고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 써 주시는 좋은벗들로 인해 오늘 체험담을 용기 내어 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을 주신 그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로 마무리 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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