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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이웃인 남과북이 먼저 평화로워야 합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남과 북의 아픔과 경험을 나누며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때, 그 과정이 바로 참 통일입니다. 남북한동포 ‘좋은이웃되기’는 좋은벗들에서 추진하는 북한동포 생활정착 지원사업이자, 남북한동포가 함께 일구는 생활 속 통일운동입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로운 통일을 염원하는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소영이와 함께하는 일요일 아침
서울 좋은벗들 김지영 2015.05.22 2318


소영(가명)이를 만나게 된 것은 연말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덕분이었습니다. 평소 정토회 불교대학 다니면서 법당의 좋은벗들 소식지를 보고 있었고, 좋은벗들이 하는 여러 일 중에서 사이숲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니 잘 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은근히 마음을 비쳤던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13일 토요일 저녁, 소영어머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평일 밤 즈음에 집에 들어오니, 아무래도 평일보다는 주말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마침 내일이 일요일이니 매주 일요일 아침이 어떻겠냐고, 내일 바로 댁으로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설렘, 이제 아홉 살이 되는 아이가 나를 반길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번갈아 들었습니다. 소영어머님께서는 소영이가 공부하는 것이 걱정이다. 요즘 애들 영어를 잘하는데 소영이가 친구들보다 못하게 될까 싶어 마음이 쓰인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덩달아 제 마음도 소영이 공부를 어떻게 시킬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아직 아홉 살이니 공부보다는 즐겁게 할 수 있는 뭔가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14, 소영이를 처음 찾아간 날은 바람이 많이 부는 무척 추운 날이었습니다. 소영이는 어떤 것을 좋아할까, 만나는 시간에는 무엇을 가르치면 좋을까를 고민하며 소영이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덕분에 아홉 살 시절의 내 모습도 떠올리며, 마치 어린 시절을 찾아가는 여행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영이네 집에 도착하여 바람을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벨을 누르는데 소영어머님께서 환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셨습니다.

날씨가 추운데 와주시고 감사합니다. 휴일인데 쉬지도 못하고가 소영어머님의 첫 인사였습니다. 이 말씀은 제가 소영이와 헤어질 때도, 그 다음 일주일 뒤에도, 또 그 다음 주에도 매일 인사로 해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럴 때 마다 저도 아니에요. 소영이를 볼 수 있어서 휴일이 즐겁습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것이 소영이 어머님과 저의 고마움의 표시가 되었습니다.

소영이는 밝고 예쁜 아이입니다. 동그란 눈으로 지난 일주일간의 얘기를 들려줍니다. 매번 무슨 얘기를 준비해 갈지에 대한 걱정이 무색할 만큼, 소영이가 그 간의 얘기를 해줍니다. 아빠가 마트에서 사준 라푼젤 인형에 대해서, 놀이공원에서 탄 회전목마와 눈을 감는 인형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색깔 찰흙에서는 왜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마술사가 어떻게 카드를 숨기는지, 초코와 치즈 맛에 대해서, 쿠키런 게임의 딸기쿠키가 왜 그렇게 소심한지에 관해서 등등, 소영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물어볼 것이 많은 궁금증 가득한 세상이었습니다.

30분 정도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동화책을 읽습니다. 동화책은 그리스로마신화를 쉽게 풀어낸 짧은 이야기를 읽습니다. 30분 정도는 영어를 공부합니다. 알파벳부터 숫자 세기, 인사하기, 얼굴과 동물 단어, 지금은 나이와 학년에 대한 묻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What are you grade in?" 발음도 굉장히 좋습니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인형극도 하며 인형들이 영어로 말하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마칠 즈음에는 조금 더 놀까? 아니면, 선생님 갈까?” 라고 묻습니다. 그냥 가세요라고 하는 날도 있지만, 조금 더 놀아 주세요라고 하는 날은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더 신나서 놀고 옵니다. 첫 날의 마음을 나누며 글을 마칩니다.

짧고도 길었던 두 시간이 지나고 이제 돌아가는 길입니다. 어렴풋이 찰흙놀이를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는데 과거까지 다녀오느라 길게 느껴진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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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인터뷰>돈보다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