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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호]‘희천 속도’, 차분한 점검이 필요하다
  368호 2010.09.29 3394


북한 전역에서 수해 피해 복구가 한창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중장비는 고사하고 수재민들에게 줄 의복이나 간단한 식기류 등의 생필품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 극도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해 피해를 입게 되자, 주민들의 생활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피해 지역이 온 나라에 걸쳐 있어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도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 공사는 여전히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 희천발전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도 언급될 정도로 핵심 국책사업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첫 공개 활동으로 찾은 곳이기도 하다. 국가적인 역량이 투여되는 사업장인 만큼 중장비는 물론 군인을 비롯한 돌격대 등의 노력동원, 식량 및 후방물자 공급도 최고 수준이었다. 평양의 전력수요 충족과 강성대국으로의 비약을 명분으로 10년의 공사기한을 3년 반 앞당겨 2012년까지 ‘무조건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당, 전군, 전인민의 속도전을 강조해왔고, ‘희천속도’라는 신조어가 나왔을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 희천발전소에서 물길 굴 공사장에서의 붕락사고를 비롯해, 착암기 및 제동기 고장 등으로 인명사고가 빈번하다는 소식이다. 그나마 공급이 잘 된다던 식량 및 후방공급 물자의 질 또한 화폐교환 조치 이후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렇다고 작업 일정이 조절되거나 노동 강도가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체감 노동 강도는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하루 정해진 작업 목표량 달성이 쉽지 않아 12시간 이상 일할 때도 많아졌다.

국가에 재난이 발생하면 제대로 진행되는 각종 사업들도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점검하는 것이 상례이다. 다른 어떤 곳보다 노동 강도가 센 희천발전소의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발생하는 사고는 무리한 공기단축에 따른 대형사고의 징후일 수 있다. 희천속도로 공사를 강행하기보다는 현장에서의 안전수칙 강화, 작업환경에 대한 정밀 진단 등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식량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보면, 현장 인력들을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또한 공기단축으로 발전소가 건설된다고 해도 부실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실적으로, 희천 속도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수해 복구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물량과 인력배분을 수해복구사업에 편재하고,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보듬어주어야 한다. 무리한 ‘희천 속도’로 대형사고의 가능성을 높이기보다, 보다 안전하고 모범적인 건설의 전례를 만들 수 있도록 차분한 점검이 필요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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