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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호] “모든 물가를 100대 1 가격으로 환산하라”는 의미
좋은벗들 2010.04.06 3552


최근 북한 정부는 백대 일 상무소조를 꾸려 모든 물가를 다시 단속하고 조정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주민들의 식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사회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모든 물가를 100대 1로 환산하라”는 국가의 지시는 무슨 의미인지 한 번 짚어보기로 하자.  

1. 유명무실한 국정가격의 문제
고난의 행군 시기 이전 북한에서 쌀 1kg의 국정가격은 8전이었다. 당시 일반 노동자들의 월급은 100원 좌우여서 쌀 1톤을 사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기를 거치면서 시장의 쌀값은 80원선을 오르내렸다. 거의 한달 월급에 준하는 가격까지 상승했고 8전이라는 국정가격은 유명무실해졌다. 이후 배급과 월급이 거의 사라지면서 국가 배급에서 완전히 소외된 다수의 계층들은 시장의 장사와 뙈기밭 경작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 왔다. 일반 주민들에게 시장에서의 쌀은 사먹기 힘든 고가품이 되고 말았다.

2. 7.1 경제조치로 국정가격 상향 조정을 통한 가격 현실화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국정가격과 시장가격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를 해소하고자 하였다. 모든 생필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져 아무 것도 살 수 없었던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을 100원에서 25배 가량 인상된 2,500원으로 인상하여 구매력을 높였다. 또 8전이라는 비현실적인 쌀의 국정가격을 무려 550배나 인상해서 시장가격의 절반 정도에 거래되도록 44원으로 현실화하는 조치를 함께 취했다. 쌀값의 인상폭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월급도 나름 인상되어 주민들은 일시적으로 구매력이 높아졌고 시장은 활기를 띄는 듯했다. 그러나 물량 공급이 동반되지 않는 조건에서 구매력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쌀값은 2008년 춘궁기에 4,000원을 넘어섰다가 화폐 교환 직전에는 다시 월급과 맞먹는 2,000원대 선에서 유지됐다.

3. 화폐교환 조치로 시장가격 하향 조정을 통한 가격 현실화
북한 정부는 이번에 화폐 교환 조치를 단행하면서 화폐 단위를 100대 1로 조정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월급의 액면가는 2­~3,000원대를 유지하면서 모든 물가를 1/100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신권을 유통시키면서 북한 정부는 새 국정가격으로 쌀값을 44전으로 제시했다. 이 가격은 지난 44원의 1/100 가격이다. 한편 배급소에서 배급 대상이 아닌 부양가족을 위해 식량을 공급하는 공급 가격은 기존대로 44원을 유지했다. 액면가는 동일하지만, 부양가족들은 통상적으로 배급가격보다 100배나 비싼 가격으로 식량을 구해야 한다.

4. 새 국정가격, 시장 혼란 가중
공시가격이 제시될 당시, 공급가격은 44원이지만 아직 시장에서 상인들은 신권 교환 비율인 100대 1을 상거래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었다. 교환조치 전 쌀값 1,800-2,000원/kg이던 것이 시장에서는 18-20원 선에 거래됐다. 이에 북한 정부는 “물가를 100대 1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국정가격을 따라야 한다”고 지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생필품의 국정가격 발표가 늦어지면서 시장의 상거래는 화폐 교환 조치 이전의 1/100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식량 공급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더 비싸서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5. 새로운 인플레이션, 100대 1의 방침 하달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 진행된 화폐 교환 조치는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었다. 시장 가격이 공급가격보다 낮은 상황은 며칠 가지 못하고, 물가는 다시 폭등했으며 환율마저 뒤따라 요동치게 되었다. 수중에 돈이 늘어난 농민들은 춘궁기에 대비해 식량을 움켜쥐고 있고, 장마당 상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관망하고 있다. 국가가 약속한 배급과 월급은 곧 중단되었고, 도시 노동자 계층부터 식량 부족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외부의 공급도 없고, 외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물가와 환율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2월 9일 쌀 가격의 기준을 23원으로 제시했지만, 신권 가치가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전국 곳곳에서 아사자가 발생하며, 노동자 집단 거주 지역에서는 국가 정책에 대한 반발감이 심해 전반적으로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아졌다. 생필품 가격을 강제로라도 끌어내리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에 북한 당국은 100대 1 소조를 만들어 전국 곳곳에 단속원들을 내려 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건을 한도가격 이내로 제한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시장한도가격은 쌀 1 kg에 25원(2010년 2월 1일 기준)이다. 이것은 화폐교환 조치 이전의 장마당에서 거래되던 쌀 가격 중에서 가장 높았던 가격이다. 이것은 화폐교환 직전의 시장가격을 전격 수용하여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주민들의 반발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 위한 일종의 임시방편적 정책 수단인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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